정진석 추기경 선종 너무 안타까운 사망원인(+나이 고향 빈소위치)

정진석 추기경 선종 너무 안타까운 사망원인(+나이 고향 빈소위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4월 27일 밤 향년 80세의 나이로 선종했습니다. 사망원인으로는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정진석 추기경은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며 2018년 연명 의료 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06년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도 서약한 정 추기경의 뜻대로 선종 직후 각막 기증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정 추기경 시신은 이날 밤 12시 넘어 빈소인 서울대교구 명동성당 대성전 제대 앞에 마련된 투명 유리관에 안치되었으며, 일반 사제의 경우 지하 성당에 안치되지만, 천주교 예규에 추기경은 성당 대성전에 안치하는 의례에 따른 것입니다. 이날 추모미사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봉헌되었고, 주교들과 명동성당 사제, 교계 취재진 등 제한된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되었습니다.

 

신자를 포함한 일반 시민은 장례 나흘째인 4월 30일 정 추기경 시신이 정식 관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 가까이서 마지막 인사를 올릴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지속하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킨 채 조문에 참여해야 하며, 참배 시간을 지난밤사이 시간대에는 명동성당 신부와 수녀들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례기간 명동성당 대성전에서는 고인을 위한 연도와 미사가 매일 거행된다고 하는데요. 4월 30일에는 정 추기경 시신을 정식 관으로 옮기는 입관 예절이 치러집니다. 입관에 앞서서는 비공개로 염습이 있을 예정입니다. 염습이란 죽은 사람의 몸을 씻기고 옷을 입힌 뒤 염포로 묶는 것을 말합니다.

 

장례 마지막 날인 5월 1일에는 오전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장례미사가 거행됩니다. 미사가 끝나면 고인의 시신은 명동성당을 떠나 장지인 경기 용인 성직자묘역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이 곳은 2009년 선종한 고(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한국인 첫 대주교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 등의 묘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 정진석 추기경은 1931년 12월 2일(호적상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여담이지만 정진경 추기경의 모친 이복순 루시아 여사는 태몽으로 머리에 주교관을 쓰고 손에 지팡이를 든 어느 청년이 "어머니, 저 주교 됐어요" 하고 말하는 꿈을 꿨다고 합니다.

 

정 추기경은 태어난 지 나흘 만에 ‘니콜라오’라는 세례명으로 유아세례를 받았으며, 외할아버지가 당시 명동성당 사목회장이었을 만큼 집안 신앙이 매우 깊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교적 부유했던 외가에서 자란 그는 당시 서울 명동의 계성 보통학교에 다닐 때 책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인근 소공동에는 일본인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위인전 등 다양한 책을 접했고 당시까지는 발명가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경성부 계성 보통학교와 중앙중학교를 거쳐 6·25 한국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4월 서울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해 발명가, 과학자의 길로 한 걸음 다가섰으나 불과 두 달 만에 터진 전쟁은 그와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널브러져 있던 시체들을 보면서 이때 정 추기경은 사제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 사건이 바로 대한민국 국군의 흑역사로 기록된 국민방위군 사건입니다.

 

이후 6.25 전쟁 때 미국 통역병으로 근무하던 중, 부산에서 김영식 베드로 신부를 만나 고아원 운영을 3년 동안 도왔는데 이것이 정 추기경의 사제성소가 되었고 신학교 입학을 확실하게 결정하게 됩니다. 당시 외아들을 신학교에 보내려면 주교의 허락이 필요했는데, 노기남 주교는 입학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아들이 사제가 되기를 바랐던 정 추기경 어머니의 완곡한 부탁에 노 주교도 학교 입학을 허용해 신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신부로, 신학교 교사로, 교구장 비서로 봉직한 정 추기경은 1968년 로마 우르바노 대학으로 유학길에 올랐고, 1년 반 만에 교회법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방학 때 미국 교회를 방문하는데 이곳에서 자신이 주교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만 39세였던 그가 최연소 주교가 된 것입니다.

 

정 추기경은 첫 사목 표어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었는데요. 이는 주교로서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그의 적극적인 사목활동으로 1970년 4만 8000명에 그쳤던 교구 신자 수는 1990년 8만 명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이었던 김수환 추기경이 정년을 맞아 교황청에 사직서를 내자 당시 한국 천주 교주 교회 의장이었던 정진석이 교구장으로 선택되게 됩니다. 14년간 서울대교구장 대표로 있으면서. 2006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 추기경이죠. 

 

정 추기경이 남긴 업적들 가운데, 많은 역서와 저서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교회법전, 교회법 해설서 15권을 포함해 50권이 넘는 저서와 역서를 펴냈으며 건강 악화로 입원하기 이전인 2020년에는 무려 2권을 발권하는 등 한국 교회법 분야에서 손꼽히는 권위자라고 하네요.

 

한편, 정진석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네티즌들은 "또 한 분의 별이 가셨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원한 안식을 빌어봅니다" "주교님 시절에 견진을 정진석 추기경님께 받았었는데.. 하느님 곁에서 안식 얻으시길" "가는 길까지 장기기증.. 본받고 싶습니다" "눈물이 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 정 추기경의 장례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5월 1일까지 5일장으로 진행됩니다. 조문은 ‘코로나 19’ 방역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한 가운데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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